@ 새해부터, 아니 연말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1년 중 가장 바쁜때입니다. 매년 그 사이에는 야근을 소위 '밥먹듯'이 하죠.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출근해서 퇴근까지 웹브라우져 열어볼 여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특히나 힘든 시간을 보냈던것 같습니다. 어찌나 키보드를 두들겨댔는지 처음으로 손목통증을 느낄정도 였으니까요. (컴퓨터 앞에서 난생처음으로 200메가가 넘는 엑셀파일을 가지고 씨름했습니다;)
@ 그렇게 고된 작업을 하다보니 문득 키보드를 바꿔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목통증도 없애고 작업능률도 올릴겸(?)해서 말이죠. 그리하여 어찌어찌하다보니 결국 포스팅제목에서와 키보드를 두 개나 지르게 되었는데, 바로 키보드 매니아 사이에서 좋은 키감으로 인해 한 번쯤은 거쳐간다는 '리얼포스'와 'HHKB2'입니다.
@ 키보드에 대해 잘 모를때만 해도, 키보드 종류는 멤브레인과 기계식. 이렇게 두 종류만 있는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몇 가지 종류가 더 있었고, 그중에 하나가 '정전용량 무접점' 방식이라는 것인데, '리얼포스'와 'HHKB2'는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키보드 입니다. 이중에 '정전용량 무접점' 방식으로 인해 널리 알려진 것은 '리얼포스'이며, 'HKKB2'는 사실 방식의 특성뿐만 아니라 키배치와 기능성등의 특성이 더 부각되는 키보드입니다.
@ 리얼포스는 외관상으로만 보자면 일반 번들 키보드와 동일한 모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텐키리스'라는 숫자키패드 부분이 제외된 모델들을 제외하고는 일반 키보드와 동일합니다. 하지만 보통 키보드와 차별되는 부분들이 있는데요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장점
-전체적으로 키가 무겁지 않아 쉽게 눌립니다. 즉, 힘이 덜 들어가게 됩니다.
-차등키압을 두고 있어,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새끼손가락 쪽의 키들은 쉽게 눌리게끔 되어 있습니다. (물론 균등키압의 모델들도 있습니다만, 리얼포스라고 하면 이 차등키압이 유명하죠)
-정전용량 무접점 방식이라는 것이 실제로 키가 완전히 눌리면서 입력되는 것이 아니기에, 익숙해지기만 한다면 고속의 타이핑이 용이합니다. (다 누르지 않았는데, 화면에는 이미 키가 입력된걸로 나옵니다. 깜빡하면 화면에 'ㅂㅂㅂㅂㅂㅂㅂ' 가 나타나는 상황이 연출되죠.)
단점
-아무리 좋다한들, 키보드가 이렇게까지 비싼 이유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신품기준 20만원대 중반의 가격)
-보통 번들키보드보다 많이 무겁습니다. (흉기 수준입니다.)
-너무 평범한 디자인으로인해 말하지 않으면 뭐가 다른지 알 수 없습니다. 이름은 포스이지만 정작 '포스'가 없습니다.^^;(공공장소-사무실-에서 쓴다해도 전혀 튀어보지이 않으므로 도난우려가 별로 없습니다. 그러고보니 장점인가?)
@ 리얼포스에는 이러한 장점과 단점외에 다른 키보드와는 다른 중요한 특성이 있는데요, 바로 '리얼포스만의 독특한 키감'이 그것입니다. 처음 타건시에는 멤브레인의 키감과 비슷하기에 스위치 방식의 기계식 키보드와 비교하면 상당히 심심하다느껴지지만, 계속 키보드를 사용하다보면 어느샌가 유저를 빠져들게 만드는 그런 이상한 점이 리얼포스에는 존재합니다. 그 이상한 무엇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기 때문에 다른 리얼포스 사용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리얼포스에는 여러 모델들이 있습니다만, 제가 구입한 모델은 컴퓨터에 연결하는 포트가 PS/2인 초기 중고기종이고, 더군다나 한글-영문 자판이 아닌 일어자판입니다. (국내버젼은 아무래도 비싸기때문에 일본 야후 옥션에서 구입했습니다.) 일어자판 키보드는 기본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한글-영문 키보드와 키 배열이 틀린것뿐만 아니라, 키가 더 많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가운데 보이는 조그마한 (키 3개정도 합쳐놓은) 것이 스페이스바 입니다. 흔히 볼 수 있는 키보드라면 스페이스바의 좌우 키들이 합쳐진 길이가 되어야 맞겠지만, 사실 타건을 하다보면 스페이스바를 누르는 손가락이 자연스레 양손의 엄지가 되고, 또 이 부분이 자연스럽게 가운데로 모이기 때문에 실제 불편한 점은 별로 없습니다. 정작 문제는 스페이스바가 아닌 엔터키입니다. 일자나 뒤집어진'L'자가 아닌 'ㄱ'자 엔터로 인해 결과적으로 새끼손가락이 더 움직여야 됩니다. 한글-영문 키보드와 가장 많이 혼동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 위 사진에서 한 가지 더 특이한 점은 키의 모양인데요, 이 부분은 여타 리얼포스와도 다른 점입니다. 아래의 사진을 보시죠.

상단의 F9,F10과 F11,F12의 높이가 다른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F11,12의 키가 낮은것 같지만, 실제로는 반대의 경우로, F9,10등의 키가 일반 키보다 높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백스페이스 자리에 'SEL PROG'라는 글자가 각인되어 있고, 사진에서는 정확히 판별 불가능합니다만 가운데가 움푹패인 모양을 취하고 있습니다.
@ 이렇게 키의 모양과 각인된 글자가 다른 이유는 사진의 리얼포스가 개조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판매자에 의하면 데이터 입력용 키보드에서 키톱을 이식해 왔다고 하는군요.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그 데이터 입력용 키보드도 리얼포스의 제작자와 같은 'Topre"였던걸로 압니다.) 이러한 특성때문에 (일반 키보드의 키 높이보다 훨씬 높고 가운데가 약간 패인 구조로 인해) 타자기를 만지는 듯한 느낌도 얻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 이 외의 부분은 다른 리얼포스 모델과 동일하며, 차등키압이 적용된 부분도 같기 때문에 사실상 여타 리얼포스와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만, 키감을 결정하는 '러버돔'은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과 달리 다소 굳어지는 현상이 있기에 이 부분에 따른 키감의 변화는 알 수 없습니다. 차후에 엔화환율이 낮아지면 신품을 구입해서 테스트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
@ 하루종일 키보드를 다루는 회사의 관리부서나 코딩등으로 지속적인 타건이 필요한 분들께는 더더욱 좋은 키보드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힘들일 필요없이 손쉽게 칠 수 있는 키보드! 보다 가벼운 키감을 원하는 분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하며, 리얼포스는 단순히 가벼움만이 아니라 키보드를 치는 재미까지 주는 키보드라 생각됩니다.
* 여기서 잠깐, 일본어 키보드를 한글 윈도우등에서 쓰기 위해선 Key Mapping을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이는 한글-영문 상에서는 쓰이지 않는 키를 필요한 키로 변경하거나, 사진의 모델과 같이 원래 윈도우 키등이 없었던 모델들에 사용되지 않는 키를 대체하기 위함입니다.
* 혹시 키보드 개조 및 개조된 키보드에 흥미를 느낀다면 KBDmania.net에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키보드 개조에 대한 각종 조언과 사례들 그리고 간혹 적정한 가격에 개조 키보드를 구할 수 있습니다.






최근 덧글